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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묵상

[] 사순 제4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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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백삼위 한인성당 작성일 : 2023-03-18 조회수 : 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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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한때 어둠이었지만 지금은 주님 안에 있는 빛입니다. 빛의 자녀답게 살아가십시오.” 

제2독서인 에페소서의 이 말씀은 마치 복음서의 주제를 요약해 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오늘 복음은 빛과 어둠의 이야기입니다. 

요한 복음에서 ‘빛’은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빛과 어둠은 믿음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빛은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믿는 사람을, 반대로 어둠은 예수 그리스도를 거부하고 빛이 없는 상태에, 곧 어둠에 머물러 있는 사람을 나타냅니다. 

오늘 복음은 태어나면서부터 눈먼 사람이 예수님을 알아 가는 과정을 보여 주는 동시에 

애써 그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는 바리사이들의 모습을 묘사합니다. 

그 중심에는 예수님께서 일으키신 표징과 그것을 통하여 드러나는 예수님의 신원이 있습니다. 

눈먼 사람은 빛을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과 만남으로 그는 빛을 선물받습니다. 

그는 이제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갑니다. 

눈을 뜨게 된 사람과 대조되는 이는 바리사이들입니다. 

그들은 볼 수 있는, 눈이 멀지 않은 이들이지만 빛을 거부합니다. 

다른 의미로 눈은 뜨고 있지만 진정한 빛을 보지 못합니다. 

그들의 생각에 눈먼 것은 죄의 결과이고, 눈먼 사람은 죄인입니다. 

바리사이들에게는 죄의 여부와 안식일에 지켜야 할 규정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안식일 규정을 어긴 예수님 또한 바리사이들의 눈에는 죄인일 뿐입니다. 

죄만을 생각하고 죄를 찾는 눈에는 죄가 보일 뿐입니다. 

빛을 생각하고 빛을 찾는 사람에게는 빛이 드러납니다. 

그리고 “빛의 열매는 모든 선과 의로움과 진실입니다”(에페 5,9).


- 허규 베네딕토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