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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삼위 한인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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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활 제5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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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백삼위 한인성당 작성일 : 2023-05-06 조회수 :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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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나보다 앞서 걸어간 이의 흔적입니다. 

아무리 “이 길의 끝은 정말 좋은 곳이니 나만 믿고 따라오시오.” 하고 외쳐도, 

그가 누구인지, 그 길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다면 무작정 따라나설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 못하면서 목숨을 내놓고 따르겠다는 베드로, 

주님의 목적지도 길도 모른다는 토마스, 

아버지와 나는 하나라고 말씀하시는 주님께 그저 아버지를 뵙게만 해 달라는 필립보, 

이들은 주님과 이별하는 순간까지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너희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알고 있다.” 

주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지내시는 동안 당신과, “아버지의 집”으로 가는 길(주님 자신)을 모두 알려 주셨습니다. 

그날의 제자들처럼, 내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지식과 심박(深博)한 신앙 체험이 아니라,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주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려는 의지입니다.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오늘 독서들은 우리의 믿음을 성장시키는 구체적인 방법을 일러 줍니다. 

제1독서는 사도들이 ‘기도와 말씀’(선포)을 첫자리에 두었기에 온 교회의 믿음이 충만하게 자라났다고 증언합니다. 

또한 제2독서는 하느님께서 손수 놓으신 “머릿돌”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영적 제물을 바치는 거룩한 사제로 살아가도록 우리에게 권고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도 ‘기도와 복음서와 성체성사’가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로 들어가는 세 개의 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스 말로 ‘진리’(알레테이아)는 ‘망각’(레테)의 반대말입니다. 

진리이신 주님께서는 기도와 성경과 미사 안에서 우리를 만나시고 우리가 잊고 있던 아버지의 뜻을 깨우쳐 주십니다. 

삶 가운데에서 하느님의 손길을 찾아내며, 주님을 따라 기쁘게 아버지께 나아갑시다.


-강수원 베드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