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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순 제3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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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백삼위 한인성당 작성일 : 2024-03-02 조회수 :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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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은 하느님의 집이고 그분을 만나는 곳입니다. 

누군가를 만날 때 그의 집으로 간다는 것은 그만큼 친밀하다는 뜻이며, 

서로 긴밀히 나누어야 할 중요한 일이 있을 때 고르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집’은 무엇보다도 안전하고 조용하며 개인적인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집’인 ‘성전’은 누구의 방해도 없이 조용하고 안전하게 하느님을 만나는 장소여야 합니다.
그러나 예루살렘 성전에 들어가신 예수님께서는 이를 방해하는,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자들과 환전꾼들”을 보십니다. 

이것들은 ‘제사’를 드리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이었고, 

제사는 하느님과 관계를 유지하게 하는 절대적인 자리였지만, 

예수님께서는 단호히 이르십니다.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사실 예루살렘 성전의 문제는 각종 동물과 장사꾼들로 지저분해지고 혼잡해진 외적 환경에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심각하였던 것은 구원을 사고파는 ‘내적 타락’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파스카 축제가 가까워지자” 예루살렘 성전에 오신 것처럼, 

파스카를 준비하는 우리 자신의 성전(마음)에도 오십니다. 

우리 마음의 성전을 보신다면 과연 예수님께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실까요? 

우리 안에 자리잡고 있는 타락과 위선과 죄를 보시겠지만 그다지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구원을 사고파는 우리 자신, 구원으로 장사하는 교회 공동체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이러한 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하신 예수님의 명령에 순명한다면, 

그분께서는 당신의 부활로 우리를 다시 세워 주실 것입니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김혜윤 베아트릭스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