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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순 제4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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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백삼위 한인성당 작성일 : 2024-03-09 조회수 :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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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4주일에 강조되는 주제는 ‘기쁨’입니다. 

“즐거워하여라, 예루살렘아. ……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입당송). 


예수님의 수난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이 시점에, 도대체 교회는 무엇을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일까요?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장 기쁜 순간 가운데 하나는 누군가의 사랑을 확인하였을 때가 아닐까 합니다. 

하물며 내가 ‘하느님 사랑의 대상’임을 확인한다면 그보다 더한 기쁨이 있을까요? 

제1독서는 이스라엘의 배신과 외면에도 변함없이 성실하신 하느님의 사랑을 말합니다. 

유배하던 유다인들을 해방하여 준 페르시아 임금의 칙령이 사실은 하느님의 조처였음을 분명히 선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페르시아 임금 키루스의 마음을 움직이셨다.”
한결같고 성실하신 하느님의 사랑은 복음에도 잘 드러납니다. 

광야에서 생활하며 되풀이하던 이스라엘의 반역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뱀’을 보내시지만, 

결국 이스라엘을 다시 살리시려고 구리 뱀을 들어 올리십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여기에서 관심을 끄는 내용은 “-해야 한다”라는 표현입니다. 

누군가를 대신하여 배상하거나 속죄하는 것은 사랑할 때 나오는 행위입니다. 

사랑하니까 그를 대신해서라도 배상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들어 올려지셔야 한다’라는 표현은 사랑하기 때문에 생겨난 주님의 희생을 의미하고, 

그렇게 십자가는 사랑이 완성되는 자리가 됩니다.
요한 복음서에 나오는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3,3)라는 말씀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십자가 ‘위’에 달리신 분을 ‘올려다보며’ 그 사랑을 기억하고, 

그렇게 날마다 ‘위’로부터 그 사랑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 그것만이 우리를 살게 하는 참다운 삶의 ‘기쁨’입니다.


-김혜윤 베아트릭스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