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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활 제4주일 / 성소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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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백삼위 한인성당 작성일 : 2024-04-19 조회수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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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4주일의 복음은 ‘착한 목자’에 대한 긴 담화의 결론 부분에 해당합니다. 

오늘 복음은 “나는 착한 목자다.”라는 선언으로 시작하고 이를 부연하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첫 번째 “나는 착한 목자다.”라는 선언 뒤에는 그 ‘착함’의 이유가 설명되는데,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기’ 때문입니다. 

“목숨”(그리스 말 ‘프쉬케’)은 오늘 본문에 여러 차례 등장할 정도로 강조된 단어인데, 

‘숨’ 또는 ‘호흡’을 뜻하며, 인간의 영혼, 생명, 활력 등의 의미를 내포합니다. 

그러므로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는 것은 자기 숨과 영혼을 내주어 상대를 대신 살게 함을 뜻합니다. 

그와 반대로 ‘목숨을 내놓지 않는 목자’는 “삯꾼”입니다. 

삯꾼은 자기가 살고자 양들을 이용하고 불필요해지면 내다 버립니다. 

그가 “양들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등장한 “나는 착한 목자다.” 

다음에는 ‘앎’에 대한 내용이 소개됩니다. 

‘안다’(그리스 말 ‘기노스코’)라는 말은 단순히 무엇인가를 배우는 인지 능력만을 의미하지 않고, 

상대의 본질을 섬세하게 깨달아 이를 배려하고 사랑하는 행위까지 포함합니다. 

그래서 제2독서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얼마나 큰 사랑을” 주셨는지를 생각하여 보라고 권고합니다.
특별히 오늘 제1독서에는 작은 반전이 등장합니다. 

착한 목자는 사랑하는 양들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내놓지만, 

동시에 그 착한 목자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리십니다. 

목숨을 내놓는 목자는 다시 살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부활 시기에 착한 목자 본문을 봉독하는 이유입니다.
양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 맡겨진 양들을 하나하나 알고 생명을 바칠 정도로 사랑하는 것, 

그래서 그의 숨이 양들의 숨으로 다시 살아나게 하는 것, 

이 ‘착함’만이 목자가 가지는 진정한 힘이며 권위가 될 수 있습니다. 


-김혜윤 베아트릭스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