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4월5일(목) - 성주간 목요일 성유축성미사 >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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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4월5일(목) - 성주간 목요일 성유축성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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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 : 2007-04-05 조회수 : 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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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주간 목요일 성유 축성미사 [오늘의 복음] 루카 4,16-21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16)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자라신 나자렛으로 가시어,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셨다. 그리고 성경을 봉독하려고 일어서시자, 17)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가 그분께 건네졌다. 그분께서는 두루마리를 펴시고 이러한 말씀이 기록된 부분을 찾으셨다. 18)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19)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20) 예수님께서 두루마리를 말아 시중드는 이에게 돌려주시고 자리에 앉으시니, 회당에 있던 모든 사람의 눈이 예수님을 주시하였다. 2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복음산책] 성유 축성과 사제들의 서품 서약갱신 성목요일 오전 중에 가톨릭교회는 전통적으로 교구의 주교좌성당에서 한 해 동안 사용할 성유들을 축성하고 사제들의 서품 서약을 갱신하는 ‘성유축성미사’를 거행한다. (경우에 따라 사제들과 신자들이 많이 참석할 수 있는 성주간 월요일 저녁을 택할 수도 있다.) 축성하는 성유는 세 가지로서 세례성사, 견진성사, 성품성사, 성당과 제대축성 등을 위한 ‘축성성유’, 세례직전의 예비자들을 위한 ‘예비신자 성유’, 그리고 병자성사를 위한 ‘병자성유’이다. 기름은 그 효과적인 기능과 향기 때문에 성서에서도 자주 언급되고 있는 바, 건강, 기쁨, 평화, 복, 성령의 힘 등을 상징한다.(시편 18,5; 23,5; 45,7-8; 104,15; 이사 61,3) 야훼 하느님께서는 당신과 당신이 선택하신 이스라엘 백성 사이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기름의 다양한 사용법을 가르치신다.(창세 31,13; 35,14; 탈출 27,20; 28,41; 29,7-36; 30,30; 40,9-15; 레위 7,36; 8,2-30; 14,10-29; 민수 3,3; 35,25; 신명 14,23; 33,24 등 참조) 하느님과 백성 사이의 친밀한 관계는 특히 기름을 머리에 부어 왕, 예언자, 사제들을 성별하여 내세우는 과정에서 드러난다.(사울 왕: 1사무 10,1/ 다윗 왕: 1사무 16,13; 2사무 5,3/ 솔로몬 왕: 1열왕 1,39/ 예언자 엘리사: 1열왕 19,16 등) ‘도유(塗油) 받은 자’는 ‘그리스도’라 불린다. 그러나 이 칭호는 마지막 시간에 등장할 구원자 메시아가 받게 될 칭호이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 하느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 축제의 옷을 주게 하셨다.”(이사 61,1-3/제1독서) 성유축성미사의 복음에서 보듯이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회당에서 이사야 예언서의 바로 이 대목을(이사 61,1-2) 봉독하심으로써 당신이 메시아요 그리스도이심은 물론이고, 예언의 내용이 당신을 통하여 성취되었음을 선포하셨다. 이 때문에 제자들과 신약의 백성들은 주님이신 그리스도(도유 받은 자)의 이름을 따라 ‘그리스도인’이라 불리게 되며, 그분의 영광스러운 사제직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묵시 1,5-8/ 제2독서) 이런 맥락에서 성유축성미사 강론 후에 행하는 사제들의 서약갱신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모든 사제들은 교구장 주교 앞에서 서품 때의 서약을 갱신한다. 이 갱신은 곧 나 자신과 하느님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일이다. 처음부터 사제가 아니었던 내가 사제일 수 있는 이유는 적어도 하느님과 그리스도와의 일치, 나아가 주교와 동료사제와 신자들과의 일치함에 있으며, 그리스도의 예언직과 왕직과 사제직에 참여함으로써 말씀을 선포하고 성사를 집행하며, 신자들의 영신사정을 돌보고, 독신과 순명의 덕을 지키며, 기도와 희생과 봉사로써 하느님 나라의 건설하는 일과의 관계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이 관계를 다시금 마음깊이 새기면서 충실히 관리하고 가꾸어 나갈 때 사제는 진정한 그리스도의 사제가 되는 것이다. 주교는 사제들의 갱신서약을 받고 난 뒤 축성미사에 참여한 신자들을 향하여 사제들과 주교 자신을 위하여도 기도해 주기를 엄숙하고 겸손히 청한다. 양떼 없는 목자가 소용없듯이, 신자 없이는 있을 수도, 있을 필요도 없는 자신들을 위하여 그리스도를 닮도록 기도해 주기를 청하는 것이다.◆(박상대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