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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묵상

[] 연중 제23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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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백삼위 한인성당 작성일 : 2025-09-05 조회수 :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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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제1독서 지혜서는 '지혜를 청하는 기도' 이야기입니다. 

지혜서의 저자는 썩어 없어질 육신에 갇힌 인간은 그 생각이 보잘것 없고 속마음이 변덕스러워서 

스스로 구원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지혜의 영을 청했습니다.

"당신께서 지혜를 주지 않으시고 그 높은 곳에서 당신의 거룩한 영을 보내지 않으시면 

 누가 당신의 뜻을 깨달을 수 있겠습니까?"


루카가 전해주는 오늘 복음은 '버림과 따름' 이야기입니다.

가족마저 버리고 온 존재가 하느님의 것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이 세상에서 하느님을 향하여 가는 길은 오직 하나 십자가의 길 뿐이라고 명백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십자가 길의 의미는 우리들의 가치의 서열을 재정립한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예수님을 따라 십자가를 짊어진다는 것이 쉽지 않아서 

주저하고 휘청거리는 나약한 신앙을 지적하며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탑을 세우거나 전쟁을 치르는 세상사에 대처해서 곰곰이 따져보아 목적을 이루듯이,

하느님의 뜻에 온 몸과 마음으로 몰입하는 현명한 선택을 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오늘의 제2독서 필레몬서는 '오네시모스에 대한 부탁' 이야기입니다.

바오로는 복음의 가르침대로 십자가가 의미하는 새로운 가치 질서를 받아들이라고 필레몬을 설득했습니다.


"이제 그대는 그를 더 이상 종이 아니라 종 이상으로, 곧 사랑하는 형제로 (오네시모스를) 돌려받게 되었습니다. 

 그가 나에게 특별히 사랑받는 형제라면, 

 그대에게는 인간적으로 보나 주님 안에서 보나 더욱 그렇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그대가 나를 동지로 여긴다면, 나를 맞아들이듯이 그를 맞아들여 주십시오."


자기를 떠나버렸던 종을 자기 형제로 새롭게 받아들이라는 바오로의 권고의 말은 

세상의 가치기준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겠지만,

그가 믿는 그리스도 예수님 때문에 필레몬은 그렇게 할 수 있었습니다.

현세에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랐던 좋은 본보기입니다.


십자가의 길은 성령의 이끄심을 따르는 지혜의 길입니다.

십자가는 하느님의 뜻과 속된 것을 구별하는 시금석입니다.

성령께서 십자가의 길을 가는 사람들과 함께 하시며 힘과 용기를 주시고,

절망하지 않는 희망의 사람으로 만들어 주십니다.



- 한상만 토마스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