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18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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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천 원만 있으면 꼭 사고 싶은 장난감이 있었습니다.
돈을 열심히 모아서 가게에 들어서는데 갑자기 제 눈이 삼천 원짜리 장난감에 꽂혔습니다.
또다시 돈을 모으기 시작하였고, 돈이 모이자 이번에는 장난감을 사기보다 저금통장을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한참 뒤에 보니, 장난감은 구경도 못 하였고 저금통장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조금 더’가 부른 참사였습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더니, 지금도 곧잘 그런 행동을 하는 저를 문득문득 발견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탐욕’을 경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재물 자체가 부정적이라기보다는 재물이 모든 것을, 곧 생명마저도 보장해 주리라고 믿은 나머지
그것에 집착하여 우상처럼 대할 수 있음을 지적하신 것입니다.
재물이라는 우상은 참으로 오랫동안 힘을 발휘하며 사람들을 자신의 자녀로 만들고 있습니다.
큰소리를 내지도 호들갑을 떨지도 않으며 조용히 사람들에게 ‘조금 더’라는 소리만을 흘려보낼 뿐입니다.
그 소리를 들은 이들은 점점 남의 입과 주머니에는 관심이 없어지고,
자신이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채 재물을 모으기만 하는 어리석은 부자가 됩니다.
내 얼굴과 가정, 그리고 사회에 점점 웃음기가 사라지지만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조금 더’를 외치며 살아가는 우리입니다.
자신이 지닌 것에 만족해하며 감사와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탐욕에서 벗어나려는 의지가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