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25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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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은 집사의 비유’ 속 집사는 주인의 재산을 낭비한 무능한 종이고,
자신의 잘못이 발각되자 주인의 채무자들을 불러 빚을 탕감해 주며 제 살길을 찾은 ‘횡령범’입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고 칭찬받을 만하다고 하시며 제자들의 본보기로 삼으십니다.
예수님의 관심은 집사의 불의한 처신에 대한 윤리적 평가가 아니라, 주인이 자신에게 맡긴 재산을 사용하여 임박한 위기에 신속히 대처하였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의 땅이 오직 하느님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땅에서 거둔 것들 모두 하느님께서 주셨다고 믿었기에,
재산의 일부를 하느님께 봉헌하거나(십일조) 곤경에 놓인 이웃을 구제하는 데 쓰는 일에(자선) 익숙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의 비유에서, 내 재화의 주인은 하느님이시고 나는 그분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입니다.
내가 가진 재화는 모두 하느님의 것이고 그분께서 잠시 내게 맡겨 두신 것이니, 그것을 잘 활용하여 하느님 나라에 “영원한 거처”를 마련해야 합니다.
“너희가 불의한 재물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너희의 몫을 내주겠느냐?”라고 하신 말씀은,
썩어 없어질 세상의 재물조차 올바로 쓸 줄 모르는 인색한 자는 구원의 몫을 바라지 못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보이는 가난하고 힘없는 이웃을 속여서 이득을 챙기는 자를 향한 아모스의 경고와,
하느님께서 이웃을 위한 기도와 전구를 가장 기뻐하신다는 바오로 사도의 말을 기억합시다.
또한 복음의 비유 속 집사의 예지와 기민함을 묵상하면서, 이웃을 배려하며 베푸는 자선과 기도로 하느님 나라에 우리의 거처를 마련하는 나날을 이어 갑시다.
-강수원 베드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