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31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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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제1독서 신명기는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이야기입니다.
모세가 백성에게 말했습니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살 길'을 가르치는 '율법-Torah'의 근본 정신을 모세가 백성에게 알려주었습니다.
마르코가 전해주는 오늘 복음은 '가장 큰 계명' 이야기입니다.
어떤 율법학자가 예수님께 질문했습니다.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
613개의 계명이 수록된 율법(Torah)을 가르치는 율법학자들은 늘 이 질문과 씨름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아.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신명 6장)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레위 19장)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대하여 예루살렘의 대사제들, 백성의 지도자들, 바리사이들, 헤로데 당원들, 사두가이들이 연합해서
예수님을 '신성모독'으로 고발하려고 했지만,
이 율법학자는 정직하고 마음이 열려 있었기 떄문에 예수님의 가르침에 공감하고 탄복했습니다.
이 율법학자가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을 아시고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오늘의 제2독서 히브리서는 '멜키체덱과 같은 대사제'이야기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벗-이웃'을 위하여 희생하신 사랑의 업적을 찬미했습니다.
"그분께서는 다른 대사제들처럼 날마다 먼저 자기 죄 때문에 제물을 바치고
그다음으로 백성의 죄 때문에 제물을 바칠 필요가 없으십니다.
당신 자신을 바치실 때에 이 일을 단 한 번에 다 이루신 것입니다."
계명의 서열을 따지는 율법학자들의 고민을 짐작해 봅니다.
성경전체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하느님 사랑'만 강조하거나 '이웃 사랑'만 강조하면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를 자칫 대립관계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리할 수 없는 아버지와 아들의 일치의 관계를 전제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사랑은 이웃 사랑으로 펼쳐지고, 이웃 사랑은 하느님 사랑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을 가르치시며
복잡한 머리를 맑게 해 주셨습니다.
- 한상만 토마스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