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10월19일(주일) - 전교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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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10월 19일(주일) -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주일 (전교주일) [오늘의 복음] 마태 28,16-20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라.> 16) 열한 제자는 갈릴래아로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 17) 그들은 예수님을 뵙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 18)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가가 이르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19)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20)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복음산책] 사귀고 나누며 섬기는 기쁨으로… 10월은 묵주기도 성월이며, 전교의 달이다. 우리는 이 거룩한 달을 선교의 수호자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의 축일로 시작했다. 1873년에 태어나 1897년에 세상을 떠나 단지 24년 동안 세상에 살았던 성녀, 그것도 15살에 카르멜 수녀회에 입회하여 9년의 봉쇄 수도생활 중에 단 한 발짝도 수도원을 떠난 일이 없는 성녀 소화 데레사가 선교의 수호자가 될 수 있는 이유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어릴 적부터 병고에 시달려 누구보다 육신의 고통을 아는 성녀는 자신의 고통을 성모님과 함께 그리스도의 인류를 위한 십자가 고통에 접목시켜 승화시켰다. 성녀는 이 고통을 통하여 죽어가는 영혼들의 구원, 교회의 쇄신, 사제들의 성화, 그리고 선교사와 선교지역을 위해 날마다 기도하는 일을 자신의 소임으로 삼고, 그저 ‘작은 길’의 삶을 살았던 것이다. 10월의 마지막 주일을 하나 앞둔 오늘은 세상 모든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와 노력을 다짐하는 전교주일이다. 1922년 비오 11세 교황(1922-1939)의 교서에 의해 제정된 오늘 전교주일은 1925년 비오 11세 교황이 성녀 소화 데레사를 '선교의 수호자'로 선포한 후 1926년부터 전 세계 교회에 확산되어, 아시아와 미주지역은 오늘, 유럽교회는 다음 주일에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를 봉헌한다. 이는 교회와 신자 본연의 사명인 선교(Mission)의 권리와 의무를 일깨우기 위함이다. 전교주일의 특별헌금은 교황청 전교회로 송금되어 전교지역과 선교사를 돕는데 쓰인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는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에 따라 우리 그리스도인은 세상 끝까지, 그리고 세상 끝 날까지 복음을 전해야 한다. 따라서 선교(宣敎)는 선교사들만의 일이 아니기에, 우리는 물질적으로 그들을 도와야할 의무가 있으며, 동시에 우리 자신과 이웃의 복음화를 위하여 기도하고 활동하여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교주일에 봉독되는 마태오복음(28,16-20)은 가해의 예수승천대축일에 봉독되는 복음과 같다. 오늘 복음은 앞서간 예수님의 빈무덤 사화(28,1-10)와 연결되는 것으로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여인들에게 제자들로 하여금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도록 분부하셨기 때문에, 제자들은 갈릴래아의 산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 마태오복음에서 제자들과 부활하신 예수님의 상봉은 여기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물론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마리아는 예루살렘의 무덤 앞에서 발현하신 부활 예수님을 뵈었다. 한편 마르코, 루카, 요한복음은 모두 예루살렘에서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마르 16,14; 루카 24,36; 요한 20,19) 요한복음의 추가편집 부분에서 제자들은 갈릴래아에서도 부활 예수님을 뵙는다.(요한 21,1-14) 마태오가 부활하신 예수님과 제자들 간의 단 한 번의 상봉을 굳이 갈릴래아로 국한한 의도를 생각해 보자. 갈릴래아는 어떤 곳인가? 예수님께서 하늘 나라의 복음선포를 위해 첫 발걸음을 내딛었던 곳이다. 그곳은 베드로와 안드레아, 요한과 야고보 등 대부분의 제자들이 생업(生業)에 종사하던 곳이며, 동시에 거기서 예수님의 제자로, 예수님의 가르침과 행적의 증인으로 선택받은 곳이다. 이제 갈릴래아는 -이미 유명을 달리한 이스카리옷 사람 유다를 제외한- 열한 제자가 예수부활의 증인과 선포자로 간택되는 곳이며, 복음선포의 지상 최대 사명을 부여받는 곳이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내리시는 지상명령을 자세히 살펴보자. 예수님께서는 부활의 증인들인 제자들에게 세상 모든 곳과 모든 민족들에게 가서 ① 복음을 선포하고, ② 세례를 베풀며, ③ 받은 가르침을 교시(敎示)하라 하셨다. 이 세 가지 명령을 다시 정리하면, 이는 교회의 절대적인 사명이자 교회의 내적 생명의 핵심인 ① 복음선포(Kerygma, 케리그마)의 사명, ② 말씀선포과 성사교역(Leiturgia, 레이뚜르지아)의 사명, ③ 사랑과 봉사(Diaconia, 디아꼬니아; 또는 Caritas et Servitium)의 사명이다. 이는 곧 교회가 자신의 사명(使命)이자 동시에 권리(權利)로 여기는 교도권, 성화권, 사목권의 삼중직무를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이는 ①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온 세상 사람들을 ‘사귀고’, ② 그리스도로부터 받은 귀중한 선물을 ‘나누며’, ③ 세상을 섬기러 오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그들을 ‘섬기는’ 것을 의미한다. 교회란 곧 하느님의 백성이다. 하느님의 백성은 세례 받은 모든 신자를 의미한다. 따라서 모든 그리스도인은 교회의 교도권, 성화권, 사목권에 각기 자신의 신분에 따라 참여한다. 물론 어느 누구도 자신의 힘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는”(20절)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에 힘입어 참여하는 것이다. 교회의 삼중직무는 원래 예수님 스스로가 십자가 죽음의 제사를 통하여 아버지 하느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예언직, 사제직, 왕직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오늘 전교주일을 맞아 우리 각자의 삼중직무를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새기고, “갈릴래아”의 첫 마음을 되새겨 우리의 일상(日常)과 생업(生業)에서 복음선포의 임무를 완수하도록 노력하여야 하겠다. 이제는 우리가 온 세상의 모든 권한을 지니시고, 세상 끝 날까지 우리와 함께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현존 안에서 서로 사귀고, 나누며, 섬기는 기쁨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내가 그분을 증거하고 그분 안에서 사는 만큼, 그만큼 세상에 현존할 것이다.◆[박상대 마르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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