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2월17일(주일) - 사순 제2주일 > 복음 묵상

백삼위 한인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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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묵상

[] 2008년2월17일(주일) - 사순 제2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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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 : 2008-02-17 조회수 :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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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순 제2주일 (가해) [오늘의 복음] 마태 17,1-9 <예수님의 얼굴은 해처럼 빛났다.> 1) 엿새 뒤에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2)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 3) 그때에 모세와 엘리야가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4) 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5) 베드로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었다. 그리고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6) 이 소리를 들은 제자들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린 채 몹시 두려워하였다. 7) 예수님께서 다가오시어 그들에게 손을 대시며,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 하고 이르셨다. 8) 그들이 눈을 들어 보니 예수님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9)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하고 명령하셨다.◆ [복음산책]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 고통과 영광의 협곡 메우기 올해도 어김없이 사순절은 찾아왔고 재의 수요일로 시작한 40일간의 재계와 은총의 시기가 벌써 2주째를 맞았다. 해마다 사순 제1주일의 복음으로는 예수님의 세례직후 광야에서의 40일 생활과 그 막바지에 들이닥친 악마의 유혹과 투쟁사건(마태 4,1-11; 마르1,12-15; 루카 4,1-13)이 봉독되듯이, 오늘 사순 제2주일의 복음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사건(마태 17,1-9; 마르 9,2-10; 루카 9,28-36)을 일제히 보도한다. 우리 교회는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8월 6일)을 별도로 두어 이 사건을 기념하지만, 사순 제2주일은 수난과 고통의 한가운데 영광의 모습이 함께 있음을 가르쳐 준다. 공관복음 모두가 전하고 있는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사건은 그 도입부분 또한 같은 맥락으로 짜여 있다.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사건의 도입부 역할은 예수님께 대한 베드로의 장황한 신앙고백과 이에 대한 예수님의 첫 번째 수난예고가 맡고 있다.(마태 16,13-23; 마르 8,27-33; 루카 9,18-22)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마태 16,15)는 예수님의 질문에 12제자단의 대표로서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마태 16,16) 하고 정확한 신앙을 고백했다. 베드로의 예수님께 대한 메시아 신앙고백이 겉으로는 틀린 데가 없으나 내면적으로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을 아신 예수님께서는 그 자리에서 ‘당신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마태 16,20)고 단단히 함구령을 내리셨다. 그러신 다음 처음으로 자신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예고하셨고, 이를 만류하려 했던 베드로를 된통 ‘사탄’으로 꾸짖으셨다.(마태 16,21-23) 여기서 주의할 점은 예수님께서 자신의 수난과 죽음은 물론, 이를 통하여 부활하신다는 사실을 함께 언급하셨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베드로는 이 사실을 간과하고 스승의 수난과 죽음만을 걸림돌로 여겼고, 스승인 예수님은 이런 베드로를 ‘사탄’같은 걸림돌로 여기셨다. 예수님은 반드시 겪어야 하는 수난과 죽음 안에 이미 부활의 씨앗이 싹트고 있다는 [수난-죽음-부활]의 도식으로 자기 삶의 최종목표를 설정하셨고, 제자는 스승의 수난과 죽음 없이 메시아적 부활의 영광에 이르자는 도식으로 스승과의 여정을 도모하려는 것이었다. 이러한 상대적 협곡(gap)을 메우려는 시도와 배려가 바로 오늘 복음의 거룩한 변모사건이다. 이는 고통과 죽음으로 엮어진 예수부활의 열매를 미리 맛보여주는 학습효과를 지닌 사건인 셈이다.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사건의 전모(全貌)를 살펴보자. ① 복음은 베드로의 신앙고백과 예수님의 첫 번째 수난과 부활 예고가 있은 지 ‘엿새’ 뒤라는 정확한 시기를 언급한 후 별다른 이유 없이 예수님께서 단지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을 따로 데리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셨다고 한다. ② 그리고는 그들이 보는 앞에서 예수님의 평상시 모습에서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옷은 빛처럼 하얗게 바꾸셨다. ③ 그 순간 모세와 엘리야가 제자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함께 대화를 나누었다. 이 대목에서 루카복음은 ‘예수님께서 머지않아 예루살렘에서 이루시려는 죽음에 관한 일’(루카 9,31)을 대화내용으로 보도하고 있다. ④ 그때 베드로가 느닷없이 초막 셋을 지어 세 분께 드리겠으니 여기서 함께 지내자고 제안한다. ⑤ 베드로가 또 실수를 한 모양인가? 베드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