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5월25일(주일) -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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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가해) [오늘의 복음] 요한 6,51-58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이다.> 51)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52) 그러자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유다인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5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 54)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55)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56)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57)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58)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복음산책] “세상에 공짜는 없다.” 중국역사의 선사시대(BC 2,000년경)에 전설적인 명장들로 알려진 삼황오제 중 오제의 마지막 두 임금이 요와 순이다. 요순시대에 요왕은 조정의 학자들을 모두 불러놓고 백성들이 한 평생 갈고 닦아야 할 덕목들에 관한 책을 편찬케 하였다. 학자들은 1년 동안 불철주야 고생한 끝에 10권의 책을 저술하여 임금에게 올렸다. 10권의 책을 살펴 본 임금은 학자들의 학식과 노고를 크게 칭송하였다. 그러나 먹고 살기에 바쁜 백성들이 이렇게 많은 분량의 책을 어떻게 읽겠느냐며, 단 1권으로 줄여 오라고 명하였다. 속으로 투덜거리며 물러간 학자들이 1년이 걸려 10권의 책을 단 1권으로 만들어 임금께 올렸다. 책을 읽어 본 요왕은 글도 잘 모르는 백성들에게 1권도 과분한 것이라며 단 한 페이지로 줄여오라고 하였다. 거역할 수 없는 왕의 명령이라 학자들은 6개월이 걸려 1권의 책을 한 페이지로 줄여 임금께 올렸다. 읽고서는 크게 감동을 받은 임금은, 그러나 한 페이지도 많다며 단 한 줄로 줄여 올 것을 명하였다. 또 다시 6개월의 시간이 흘렀으나 학자들의 인내심과 노력이 한계에 달하였고, 마침내 그들은 임금에게 가서 한 줄로는 도저히 줄일 수 없다면서 죽여 달라고 청하였다. 학식과 품성이 뛰어났던 요왕은 사람 한평생의 덕목을 10권으로 만들고, 이를 1권으로, 또 다시 한 페이지로 만든 학자들이 왜 이리 아둔하냐며 스스로 한 줄로 만들어 그들에게 내 보였다. 그것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특히 사람들 사이에 공짜는 없다. 거저 준다고 하면서도 속으로는 무엇인가를 바라는 마음은 인지상정이다. 사심(私心) 없이 봉사한다 하면서도 넌지시 인정받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밑지고 장사하는 사람 하나도 없듯이 보기에는 공짜라 할지라도 그 대가는 반드시 따르게 되어 있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분명히 있다. 사랑이신 하느님께서 세상만물을 지어내시어 존귀한 모습으로 창조하신 인간에게 주신 것은 분명히 공짜다. 우리가 받은 생명도 공짜다. 하지만 이 생명을 유지하는 데는 공짜가 없다. 생명과 인간과 자연 사이에 그 나름의 질서와 법칙이 있어야 한다. 하느님께서 공짜로 주신 것이 또 있다. 그것은 타락한 인간의 본래 모습을 되찾아 주시려고 스스로 인간이 되어 오신 일이다. 인간이 되신 하느님께서 십자가에서 또 한 번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주셨다. 조건 없이, 그러나 그분은 우리에게 조용히 속삭이신다. “내가 너희의 밥이 된 것처럼 너희도 서로에게 밥이 되라고…” 말이다. 하느님의 십자가 죽음으로 인류의 구원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졌다면, 그 전날 최후의 만찬에서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자신의 몸과 피를 내어주신 일은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함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도 있듯이 육신의 양식을 구하는 일은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본질적인 생물학적 필요에 속한다. 비록 썩어 없어질 양식이긴 하지만 육신의 생명 부지를 위해서라면 누구라도 그 양식을 취해야 한다. 먹지 않고서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기에만 머물지 말라는 것이 오늘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의 핵심이다. 육신을 위한 욕구에만 머물지 말고, 그보다 더 귀한 영혼의 생명 유지를 위한 양식을 추구하라는 것이 예수님의 바람이다. 예수님의 이 나지막한 바람이 어떻게 성취되는가?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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