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1월1일(화) -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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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세계 평화의 날) [오늘의 복음] 루카 2,16-21 <목자들은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를 찾아냈다. 여드레가 차서,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16) 그리고 서둘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운 아기를 찾아냈다. 17) 목자들은 아기를 보고 나서, 그 아기에 관하여 들은 말을 알려 주었다. 18) 그것을 들은 이들은 모두 목자들이 자기들에게 전한 말에 놀라워하였다. 19)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20)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 21) 여드레가 차서 아기에게 할례를 베풀게 되자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그것은 아기가 잉태되기 전에 천사가 일러 준 이름이었다.◆ [복음산책] 축성된 새해 첫날 오늘은 새로운 한해의 첫날, 주님성탄 팔일축제의 마지막 날,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세계 평화의 날, 새해 1월 1일이다. 1월 1일의 명함은 이렇게 거창하고 복잡하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1년 365일 중 어느 날도 다른 날 못지않게 똑같은 비중으로 중요한 날들인데, 유독 오늘 1월 1일이 이 많은 의미의 날을 담아낼 수 있을까? 그러기엔 오늘도 다른 날과 똑같이 너무 작은 하루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새해의 해돋이를 맞이하기 위해 사람들은 벌써 어제 저녁 해가 질 때부터 해맞이 길을 재촉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부산 해운대로부터 동해의 간절곶, 호미곶, 정동진 등 곳곳에 사람들이 진을 치고 평소와는 다른 마음으로 한해의 소원을 빌며 해를 맞는다. 해맞이를 하는 데는 높은 산도 좋다. 멀리 동해로 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새벽녘에 높은 산을 찾는다. 그런 곳에서 새해의 태양이 떠오름을 울컥하는 심정과 온몸의 전율로 맞이한다는 것은 하나의 행운이다. 사람들은 그 행운을 간직하며 한 해 동안 계속되기를 갈망하는 것이다. 새해의 첫날, 1월 1일을 다른 여느 날과 같다고 생각한다면, 오늘 하루가 이 많은 사람들의 소망과 꿈들을 담아내기는 분명 어렵다. 그러나 오늘은 다른 날과 확실히 다르다. 오늘은 한해를 새롭게 시작하는 희망의 날이다. 오명(汚名)을 씻고, 묵은 때를 씻으며, 아픔과 실패를 딛고 다시 설 수 있는 그런 날이다. 잘해오던 일은 더 잘할 수 있도록 다짐과 재충전의 힘을 주는 그런 날이다. 새해는 그런 용기와 힘을 주기에 충분한 날이다. 다른 날과 똑같은 태양의 오름으로 시작되는 날인데 유독 새해 첫날이 이런 힘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새해 달력의 첫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이유를 다 열거하자면 끝도 없다. 중요한 세 가지 점만 짚어보자. 새해의 첫날은 우선 주님성탄 팔일축제의 마지막 날로서 이는 인류구원의 서막을 알리는 구세주의 성탄, 즉 하느님 사람 되심의 육화사건이 충만한 날이다. 그것은 오늘 새해 첫날에 봉독되는 미사복음으로 미루어 볼 수 있다. 구세주께서 탄생하신 지 8일째 되는 날, 성령으로 말미암아 동정녀 마리아께 잉태되는 순간, 천사가 알려주었던 ‘예수’(야훼께서 구원하신다)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21절) 이는 곧 하느님의 이름이다. 이 이름은 구약성서에서 예수와 같은 이름으로 불렸던 ‘여호수아’나 우리 인간이 그렇게 불리는 이름이 아니라 하느님 스스로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사람이 되신 이름이다. 둘째로 새해의 첫날은 하느님의 아들을 잉태하여 사람의 아들이 될 수 있도록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축성되었기 때문이다. 마리아의 ‘천주의 성모’라는 호칭은 이미 431년 에페소공의회에서 공적으로 승인되었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계획에 협조하여 생명과 평화의 근원이신 성자(聖子) 하느님께 인간의 얼굴을 선사하여 사람이 되게 하였다. 그럼으로써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가 된 것이다. 그래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교회는 새해 첫날을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경축한다. 셋째로 1월 1일은 ‘세계 평화의 날’로 제정되었다는 점이다. 1967년 교황 바오로 6세는 새해 첫날을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날로 축성하였다. 그렇다고 사람이 새해 첫날을 축성한 것은 아니다. 게다가 그 이전에 세상이 평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거나 우리 교회가 평화를 갈망하거나 축원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유사 이래 제국(諸國)의 지도자들이 평화와 통일을 운운하며 때때로 전쟁과 무력을 도구삼아 정치 외교를 펼쳐왔지만 진정한 평화는 어디에도 없었다. 20세기에 들어 인권과 인류의 존엄성을 유래 없이 거대하게 유린하고 손상시킨 일본과 독일을 굴복시키면서 세계 제2차 대전의 종식을 가져왔던 영국, 소련, 미국 등의 열강제국들도 겉으로는 세계평화를 운운하면서 그 속셈은 결국 자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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