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1월20일(주일) - 연중 제2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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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중 제2주일 (가해) [오늘의 복음] 요한 1,29-34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29) 이튿날 요한은 예수님께서 자기 쪽으로 오시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30) 저분은, ‘내 뒤에 한 분이 오시는데, 내가 나기 전부터 계셨기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시다.’ 하고 내가 전에 말한 분이시다. 31) 나도 저분을 알지 못하였다. 내가 와서 물로 세례를 준 것은, 저분께서 이스라엘에 알려지시게 하려는 것이었다.” 32) 요한은 또 증언하였다. “나는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저분 위에 머무르시는 것을 보았다. 33) 나도 저분을 알지 못하였다. 그러나 물로 세례를 주라고 나를 보내신 그분께서 나에게 일러 주셨다. ‘성령이 내려와 어떤 분 위에 머무르는 것을 네가 볼 터인데, 바로 그분이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는 분이다.’ 34) 과연 나는 보았다. 그래서 저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내가 증언하였다.”◆ [복음산책] 세례자 요한 : 증언을 위해 태어난 사람 예루살렘에서 파견된 대사제들과 레위 사람들에게 행한 증언(요한 1,19-28)에 이에 오늘 복음에서도 세례자 요한의 증언은 계속된다. 물론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증언이다. 오늘의 증언은 세례자 요한이 자기에게 오시는 예수님을 보는 가운데서 진행된다. 세례자 요한이 활동하던 장소로 예수님께서 오셨다면, 그곳은 요한이 세례를 베풀던 요르단 강 건너편 베타니아이다.(1,28) 이곳은 예루살렘 근처 동쪽으로 약 2Km 지점에 위치한 베타니아와는 다른 곳이다. 예루살렘 근처의 베타니아는 마르타와 마리아와 라자로가 살던 곳(요한 11,1.18; 12,1.19)이며,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던 전, 후 시점에 머물렀던 장소(마태 21,17; 26,6; 마르 11,1.11; 14,3; 루가 19,29; 24,50)이다. 따라서 세례자 요한이 세례를 베풀던 곳은 예루살렘에서 동편으로 36Km 떨어진 예리코를 지나 8Km 지점에 있는 요르단 강에 바로 인접한 베타니아이다. 오늘 복음의 서두에 의하면 이곳으로 예수님께서 오신 것이다. 그것도 나자렛에서 100여Km 떨어진 베타니아로 말이다. 세례자 요한의 오늘 증언은 이렇게 먼 길을 거쳐 자기에게 다가오시는 예수님을 바라보면서 이루어진다. 청중이 누구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저 독백형식으로 진행된다. 예수님께서 왜 이렇게 먼 길을 오셨을까? 그것은 예수님께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요한복음 스스로는 요한이 예수님께 세례를 베풀었다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공관복음을 미루어 볼 때 예수님께서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은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마태 3,13-17; 마르 1,9-11; 루가 3,21-22) 요한복음은 왜 예수님께서 세례 받은 사실을 말하지 않는 것일까? 딱 잘라 말하면 요한복음이 1장 전체에서 애써 주장하는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과의 대비구조(對比構造)를 강하게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은 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이 사실을 기술하는 것은 그가 ‘아무 것도 아니며’, ‘주님의 길을 곧게 하기 위해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이며’, 그래서 ‘오직 메시아 주님을 증언하러 온’ 자신의 사명에 어긋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복음에 나타나는 요한의 증언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의 정체를 밝히는 것으로서 크게 세 가지 핵심적인 내용으로 요약된다. 첫째,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이는 예수님을 십자가 죽음으로 인류의 죄를 구속할 신약의 ‘파스카 양’으로 상징하는 증언이다. 하느님의 어린양은 곧 선재(先在)하시는 성자 말씀이며, 구약에 예언된 ‘하느님의 고통 받는 종’(이사 53장)이고, 약속된 메시아이다. 둘째, 예수님 위에는 하느님 성령께서 머물러 계시며(이사 11,1-2; 61,1), 따라서 예수님은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 분이다. 셋째,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다. 이는 ‘하느님이 뽑아 세운 분’(이사 42,1)이며, ‘하느님이 낳은 아들’(시편 2,7)이고,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아들’(마태 3,17; 17,5)로 표현될 수도 있다. 바로 이 세 가지를 이스라엘에 알리기 위해 세례자 요한은 존재하는 것이며, 자기가 물로 세례를 베푼 모든 활동이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31절) 요한이 “나도 저분을 알지 못하였다.”(31절, 33절)며 두 번씩이나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예수님에 관하여 요한이 증언하는 내용이 스스로 깨달은 지식이 아니라 성령 하느님께서 보여주셨고, 알려주셨다는 것이다. 원래 증언(證言)의 뜻도 그렇다. 증언이란 스스로의 생각이나 깨달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목격한 사실을 증명하는 말이다. 따라서 요한복음이 나중에 협조자이시고 진리이신 성령 하느님을 공관복음서에 비해 특별히 강조하고, 나름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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