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4월13일(주일) - 부활 제4주일 > 복음 묵상

백삼위 한인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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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묵상

[] 2008년4월13일(주일) - 부활 제4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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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 : 2008-04-13 조회수 : 2,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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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활 제4주일 (성소주일) - 가해 ▣ 성소주일 부활 제4주일은 성소(聖召)주일이다. 지난 1963년 교황 바오로 6세께서는 심각한 사제부족으로 목자 없는 양떼가 너무 많아진 사실을 심려한 나머지,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마태 9,37-38; 루카 10,2))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매년 부활 제4주일을 성소(聖召)의 날로 정하였다. 이 날은 세계의 온 교회가 한 마음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착한 목자이신 주님의 뜻에 따라 ‘사람 낚는 어부’(마태 4,19)로서의 사제성소(司祭聖召)에 응답하도록, 그리고 청빈과 순명과 정결의 복음삼덕에 자신을 봉헌하는 수도성소(修道聖召)에 응답하도록 열심히 기도하는 날이다. 나아가 그리스도신자 모두가 각자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결혼(結婚)성소, 평신도(平信徒)성소 등의 하느님의 부르심에 충실히 응답할 것을 촉구한다. [오늘의 복음] 요한 10,1-10 <나는 양들의 문이다.> 1)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양 우리에 들어갈 때에 문으로 들어가지 않고 다른 데로 넘어 들어가는 자는 도둑이며 강도다. 2) 그러나 문으로 들어가는 이는 양들의 목자다. 3) 문지기는 목자에게 문을 열어 주고, 양들은 그의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그리고 목자는 자기 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4) 이렇게 자기 양들을 모두 밖으로 이끌어 낸 다음, 그는 앞장서 가고 양들은 그를 따른다. 양들이 그의 목소리를 알기 때문이다. 5) 그러나 낯선 사람은 따르지 않고 오히려 피해 달아난다. 낯선 사람들의 목소리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께서 자기들에게 이야기하시는 것이 무슨 뜻인지 깨닫지 못하였다. 7) 예수님께서 다시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양들의 문이다. 8) 나보다 먼저 온 자들은 모두 도둑이며 강도다. 그래서 양들은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9) 나는 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통하여 들어오면 구원을 받고, 또 드나들며 풀밭을 찾아 얻을 것이다. 10) 도둑은 다만 훔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고 올 뿐이다. 그러나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 [복음산책] 부르심과 응답의 역사 요한복음이 제공하는 그리스도론은 다른 어떤 복음서의 그리스도론보다 단연 우월하고 그 내용도 충실하다. 그것은 요한복음 전체(1-21장)가 장고(長考)의 성찰(省察)과 명상(冥想)에 의한 결론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누구이며, 어디로부터 왔으며, 왜 예수님이 구세주요, 그리스도이신지를 밝혀주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예수님께서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요한 20,31)이 복음서의 목적이다. 그렇다고 복음서 저자가 스스로의 성찰과 명상으로 주옥같은 그리스도론에 이른 것은 아니다. 모두가 역사적 예수님의 끊임없는 자기계시(自己啓示)와 이 계시를 이해하도록 도와준 협조자이시며 진리이신 성령 하느님의 이끄심 덕분이다. 요한복음이 탁월한 그리스도론을 펼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나는 ~이다.”는 도식으로 예수님의 자기계시적 진리를 잘 파악한 때문일 것이다. 사람이신 예수님께서는 동시에 하느님이신 당신을 인간의 이성이 파악할 수 있는 영역 안으로 표현해 주셨다. 요한복음에 나오는 그런 표현을 예로 들자면, 바로 “나는 생명의 빵이다.”(6,48), “나는 세상의 빛이다.”(8,12), “나는 문이다.”(10,9), “나는 착한 목자이다.”(10,14),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10,30),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11,25)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14,6),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15,5) 등의 표현들이다. 이런 표현들은 예수님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사실상 단순한 표현 이상의 것들이다. 이는 하느님 야훼께서 “나는 ‘있는 나’다.”(탈출 3,14) 하고 자신의 이름을 계시하신 언명과 같은 것으로서 하느님과 동일한 본질을 지니신 예수님의 자기계시인 것이다. 요한복음에는 예수님의 자기계시적 표현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실마리가 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Amen, amen, dico vobis.)는 구절이다. 요한복음에만 25번 등장하는 이 구절 다음에는 -매번 그렇지는 않지만- 예수님의 정체성과 사명에 관한 이해를 돕는 구절들이 따른다. 부활 제4주일이자 성소주일에 들려주는 오늘 복음에도 “나는 양들의 문이다.”(7절), “나는 문이다.”(9절)는 예수님의 자기계시적 표현이 등장한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나 잘 알아들을 수 있는 ‘목자와 양의 비유’의 비유를 통하여 자신을 착한 목자와 양이 드나드는 문으로 계시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