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2월3일(주일) - 연중 제4주일
페이지 정보
본문
◉ 연중 제4주일 (가해) [오늘의 복음] 마태 5,1-12b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1)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산으로 오르셨다. 그분께서 자리에 앉으시자 제자들이 그분께 다가왔다. 2) 예수님께서 입을 여시어 그들을 이렇게 가르치셨다. 3)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4)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5)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6)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 7)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8)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9)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10)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11)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박해하며, 너희를 거슬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12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복음산책] 행복선언의 대상은 사람이다. 오늘 복음은 마태오복음이 전하는 예수님의 가르침 중 백미(白眉)라고 말할 수 있는 산상설교(5-7장)의 첫 장으로서 ‘진복선언(眞福宣言)’이다. 이는 통상 우리가 ‘진복팔단’으로 알고 있는 대목이다. 마태오는 많은 부분 마르코복음을 모델로 삼아 예수어록과 자신의 특수사료를 첨가함으로써 4복음서 중 가장 풍부한 내용의 복음을 저작하였다. 마태오는 자신의 조직적 사고를 바탕으로 예수님의 가르침과 행적을 비교적 주제별로 모아 일목요연하게 편집하였다. 주제별로 본 예수님의 가르침은 ① 산상설교(5-7장), ② 파견설교(10장), ③ 비유설교(13장), ④ 공동체설교(18장), ⑤ 심판설교(24-25장)로 구성되며, 이적사화는 8-9장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어진다. 오늘 복음의 진복선언의 짜임새를 보면, 예수님께서 우선 ‘행복’을 선언하시고, 다음에 그 대상(對象)을 언급하시고, 마지막으로 그에 합당한 보상(補償)을 선포하시는 구조를 이룬다. 예를 들어 ‘행복하여라’는 선언을,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은 그 대상을,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는 그에 합당한 보상을 말한다.(선언->대상->보상) 이 구조를 따라 진복선언문을 살펴보자. ① 행복하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를 차지한다. ② 행복하다, 슬퍼하는 사람들, 위로를 받을 것이다. ③ 행복하다, 온유한 사람들, 땅을 차지할 것이다. ④ 행복하다,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흡족하게 될 것이다. ⑤ 행복하다, 자비로운 사람들, 자비를 입을 것이다. ⑥ 행복하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하느님을 대면할 것이다. ⑦ 행복하다,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⑧ 행복하다,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나라를 차지할 것이다. 이 여덟 가지 종류의 행복선언은 예수님 주위에 모여든 군중을 향한 것이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의 마지막 부분에 또 하나의 행복선언 되는 바, 이는 예수님께서 자신을 따르게 될 제자들을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이다. 예수님 당신 때문에 제자들이 모욕과 박해, 모략과 욕설을 받게 된다면 이 또한 진복(眞福)의 충분한 이유로서 하늘이 이를 보상하여 줄 것이므로 오히려 기뻐하고 즐거워하라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자기에게 어떤 좋은 기회가 주어지면 “복(福) 받았다.”고 말한다. 복을 받았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 순간 행복하다고 느낀다. 행복하다는 것은 분명 다른 누구로부터 특별한 호의를 받거나 은혜를 크게 입는 경우를 말한다. 그것도 사람에게서보다는 하느님 또는 어떤 신(神)이 선사한 경우를 말한다. 그렇다고 큰 호의나 대접, 특혜나 은혜 그 자체가 행복한 것은 아니다. 행복의 대상은 바로 사람이다. 사람들은 어떤 좋은 것만이 필시 자기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하느님은 그러지 않으시다. 그래서 오늘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눈에 오히려 불행하게 보이는 처지나 상황을 진정한 행복을 위한 조건으로 제시하시는 것이다. 이런 처지와 상황에 놓인 사람이 복된 자로 선포되는 이유는 이런 경우에 하늘나라의 복음이 더 잘 수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곳에 하느님의 강함이 더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사람들 속에서 드러나는 약함은 곧 하느님의 강함이다. “부른 배로는 기도할 수 없다.”는 브라질 카마라(1909-1999) 대주교의 말이 참으로 옳다는 생각이 든다. ‘가난한 이들의 형제’라 불리는 카마라 대주교는 브라질 동북부의 거대 빈민지역인 레시페-올린다 대교구에서 평생을 찢어지게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면서 군부독재에 맞서 가난한 이들의 고통에 대한 관심을 끊임없이 촉구했다. 나나 우리 가족만이 굶지 않?
- 이전글2008년2월10일(주일) - 사순 제1주일 08.02.09
- 다음글2008년1월27일(주일) - 연중 제3주일 08.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