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2월10일(주일) - 사순 제1주일 > 복음 묵상

백삼위 한인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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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묵상

[] 2008년2월10일(주일) - 사순 제1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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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 : 2008-02-09 조회수 : 2,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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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순 제1주일 (가) [오늘의 복음] 마태 4,1-11 <예수님께서는 사십 일을 단식하시고 유혹을 받으셨다.> 1)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나가시어,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2) 그분께서는 사십 일을 밤낮으로 단식하신 뒤라 시장하셨다. 3) 그런데 유혹자가 그분께 다가와,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들에게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4)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5) 그러자 악마는 예수님을 데리고 거룩한 도성으로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운 다음, 6) 그분께 말하였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소? ‘그분께서는 너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명령하시리라.’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 7)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이르셨다. “성경에 이렇게도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8) 악마는 다시 그분을 매우 높은 산으로 데리고 가서,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영광을 보여 주며, 9) “당신이 땅에 엎드려 나에게 경배하면 저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겠소.” 하고 말하였다. 10)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물러가라.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11) 그러자 악마는 그분을 떠나가고, 천사들이 다가와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 [복음산책] 예수님의 공생활철학 지난 재의 수요일부터 사순시기가 시작되어 오늘 그 첫 주일을 맞이하였다. 파스카의 신비를 향한 사순 첫 주일에 들려주는 복음은 인류구원을 위한 예수님의 공생활 준비로서의 40일간 광야생활을 언급하면서 그 마지막에 악마의 유혹과 투쟁이 있었음을 상세하게 보도하고 있다. 하느님 아버지의 인류구원계획은 이미 창조이전부터 준비된 것으로서, 때가 차자 당신의 아들을 보내셔서 여자의 몸에서 나게 하셨으나(갈라 4,4참조), 인간 예수님의 본격적인 공생활 준비는 순전히 자신의 몫이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후(마태 3,13-17), 본격적인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에(마태 4,12 이하), 즉시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가셔서 40일간 주야(晝夜)에 걸쳐 기도와 단식으로 ‘대피정’을 하셨다는 짤막한 언급(마태 4,1-2)과 그 마지막에 세 차례나 악마의 유혹을 받으신 내용(마태 4,3-10)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이 이야기는 공관복음 모두에 기록되어 있다. 마르코는 아주 간단하게(1,12-13), 마태오(4,1-11)와 루카(4,1-13)는 거의 같은 내용으로 장황하게 기록하였다. 오늘 복음의 내용이 공관복음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보면, 예수님의 세례와 갈릴래아 전도시작 사이에 들어 있다. 그렇다면 이 대목이 예수님의 세례와 공생활의 시작과 무관하지 않다는 결론을 쉽게 얻을 수 있다. 예수님의 유혹사건이 예수님의 세례사건뿐 아니라 공생활의 시작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공관복음이 보도하는 예수님의 세례사건에서 확실한 것은 세례를 받은 예수님께서 비둘기 모양의 성령과 함께 하늘로부터 들려온 음성을 통하여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시편 2,7 참조)로 계시되었다는 사실이다. 예수님은 곧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이다. 이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을 유혹하는 악마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3절; 6절) 따라서 오는 복음은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로서 악마의 유혹을 받았고, 또 이를 물리쳤으며, 하느님의 아들로서 공생활을 시작함으로써 예수님의 공생활 전체가 ‘하느님의 일’로 승격(昇格)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광야에서 보낸 40일간의 시간은 공생활을 위한 예수님의 ‘대피정’으로 간주되며, 대피정 중에 예수님께서 악마로부터 받으신 세 가지 유혹에서 ‘공생활을 위한 예수님의 다짐과 각오’, 즉 ‘예수님의 공생활철학’을 추론(推論)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추론되는 예수님의 공생활철학(公生活哲學)은 참으로 중요하다. 이 철학은 예수님의 공생활 전체를 관통하고 담아내는 정신(精神)이요, 가치관(價値觀)이며 사고(思考)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악마의 유혹과 이 유혹에 대한 예수님의 대처(對處)를 통하여 예수님의 공생활철학을 하나씩 살펴보자. 우선 세례 때 예수님 위에 내린 비둘기 모양의 바로 그 성령이 예수님을 광야로 이끌어 갔다는 점과 유혹의 장소가 광야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는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의 땅에 이르기까지 한편으로는 야훼 하느님의 끊임없는 보살핌과 다른 한편으로는 모세를 통하여 하느님께 대한 백성의 수많은 원망과 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