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9월9일(주일) - 연중 제23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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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9월 9일 (주일) - 연중 제23주일 (다해) [오늘의 복음] 루가 14,25-33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25) 많은 군중이 예수님과 함께 길을 가는데,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돌아서서 이르셨다. 26)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27)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28) 너희 가운데 누가 탑을 세우려고 하면, 공사를 마칠 만한 경비가 있는지 먼저 앉아서 계산해 보지 않느냐? 29) 그러지 않으면 기초만 놓은 채 마치지 못하여, 보는 이마다 그를 비웃기 시작하며, 30) ‘저 사람은 세우는 일을 시작만 해 놓고 마치지는 못하였군.’ 할 것이다. 31) 또 어떤 임금이 다른 임금과 싸우러 가려면, 이만 명을 거느리고 자기에게 오는 그를 만 명으로 맞설 수 있는지 먼저 앉아서 헤아려 보지 않겠느냐? 32) 맞설 수 없겠으면, 그 임금이 아직 멀리 있을 때에 사신을 보내어 평화 협정을 청할 것이다. 33) 이와 같이 너희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복음산책] 동행과 추종 현대의 많은 사람들은 장사의 논리(論理)로 살아간다. 실제로 장사를 하며 사는 사람들도 많고, 장사를 하지는 않더라도 장사의 논리에 입각하여 사는 사람들도 많다. 장사는 이윤을 남기는데 목적이 있다. 밑지는 장사를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적은 투자로 몇 배, 몇 십 배의 이윤을 남기고, 가장 싸게 구입해서 가장 비싸게 파는 일은 모든 장사꾼의 바람이다. 오늘날 현대인들이 장사의 논리로 산다는 말은 내가 이만큼 투자하면 얼마만큼 크게 벌 수 있는가를 생각하며, 적은 것으로 많은 것을 바란다는 말이다. 때로는 수고 없이 공짜를 바라는 수도 있다. 우리 신자들이 하느님을 믿는 데는 어떤가? 여기도 장사의 논리가 적용될까? 그렇다. 적용된다. 하느님과 세상의 재물을 놓고 늘 갈등하는 우리들이 아닌가? 많은 신자들은 어떻게 하면 가장 싸게 하느님을 믿고, 그렇게 해서 가장 비싼 하늘나라를 얻을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물론 늘 자신의 믿음이 부족하다고 여기며 열심히 사는 신자들도 많고, 이름만 신자인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대충 그리고 약간의 신앙생활로 세상과 하느님을 절충하는 타협형 신자들이 더 많다는 것이 현실이다. 하늘나라 행(行) 열차를 탈 수만 있다면 구석자리도 좋고, 아니면 입석(立席)이라도 괜찮다는 태평형의 신자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우리들에게 예수님은 당신의 제자가 되는 조건으로 가진 것을 모두 내어놓으라고 하신다. 심지어는 목숨까지도 말이다. 예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이 무엇이건데 몽땅 내어놓으라는 것인가? 예수께서 식사초대를 받으셨던 바리사이파 사람의 집에서(루카 14,1)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다시금 여정에 오르셨다. 이 여정은 예루살렘을 향한 길이고, 죽음을 향한 길이다. 많은 군중이 예수를 동행하였다. 인생의 여정에 동행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그런데 어디까지 동행할 수 있을 것인가? 예수를 따르는 군중은 과연 예수를 어디까지 동행할 수 있을까? 오늘은 예수께서 ‘당신과의 동행’의 의미를 밝혀주신다. 예수께서는 예루살렘의 골고타에서 자기 생애의 최후를 십자가 죽음으로 맞이하실 것이다. 그러나 예수의 어떤 동행자도 예수와 똑같은 방법으로 십자가 죽음을 맞이할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동행의 의미는 추종의 의미보다 그 정도가 다소 약하다. 동행(同行)은 예수와 끝까지 함께 가는 것이나, 추종(追從)은 예수를 따르는 것, 즉 제자 됨의 길을 걷는 것이다. 그래서 추종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 셈이다. 오늘 복음이 제시하는 예수추종의 조건은 크게 두 가지로 집약된다. 첫째는 자기부정이다.(26절) 자기부정은 자기 자신을 미워하는 것인데, 이는 부모, 처자, 형제자매, 친구까지 미워하는 것으로 비약된다. 여기서 미워한다는 말을 사랑한다는 것과 반대되는 미움으로 알아들으면 곤란하다. 예수님 시절의 유대인들은 미워한다는 말을 집착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용했다. 그러므로 무엇을 우선에 두어야 할지를 생각하라는 가르침이다. 둘째는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이다. 여기서 강조되는 점은 ‘자기 십자가’이다. 다른 누구의 십자가를 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이다. 예수께서 자기 십자가를 지고 가셨듯이 그를 추종하는 제자도 자기 십자가를 치고 따르라는 말씀이다. 우리가 대학교육 수학능력을 평가하는 시험, 즉 수능시험을 치른다고 할 때 쳐야할 과목을 크게 일반 공통과목과 특수 선택과목으로 나누듯이, 예수추종(제자 됨)의 조건에도 공통과 선택이 있다.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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