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9월23일(주일) - 한가위 명절 > 복음 묵상

백삼위 한인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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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묵상

[] 2007년9월23일(주일) - 한가위 명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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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 : 2007-09-23 조회수 :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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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9월 23일 (주일) - 한가위 명절 [오늘의 복음] 루카 12,15-21 <사람의 생명은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15)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1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부유한 사람이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었다. 17) 그래서 그는 속으로 ‘내가 수확한 것을 모아 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 하고 생각하였다. 18) 그러다가 말하였다. ‘이렇게 해야지. 곳간들을 헐어 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어야겠다. 19)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20)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21)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복음산책]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한 억만장자가 죽으면서 자식들에게 이상한 유언을 남겼다. 유언인 즉, “내가 죽거든 관 양쪽에 구멍을 내고 나의 양팔을 밖으로 내어 놓은 채 장례를 치러라.”는 것이었다. 왜 이런 유언을 남겼을까? 자녀들은 물론이고, 그의 장례식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아버지의 유언대로 장례식을 치른 후 며칠이 지나 큰아들이 동생들을 불러 모아놓고 아버지의 유산을 몽땅 털어 자선사업을 하자고 했다. 그는 아버지 유언의 뜻을 깨달았던 것이다.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사람은 빈손으로 이 세상에 와서 빈손으로 돌아간다는 불교계의 진리와 같은 가르침이다. 누가 우리 중에 태어나면서부터 땅문서를 손에 쥐고 이 세상에 나왔거나, 돈을 쥐고 나온 사람 있는가? 아무도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간이 죽을 때면 아무 것도 손에 쥐고 갈 수 없는 운명의 존재이다. 일 센트짜리 동전은 고사하고 지푸라기 하나도 쥐고 갈 수 없는 것이 우리 인간이다. 그래서 살아있는 동안에 어떡하든 많이 가지려 애쓰는 것인가?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만 사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현대판 금송아지를 인생의 전부이며 목적인양 착각하며 산다. 돈으로 모든 것이 계산되고, 돈만 있으면 안 되는 것이 없고 돈이 최고라는 생각은 거의 모든 현대인들의 몸에 베여 있는 사실임을 부정할 수 없다. ‘돈은 더러운 것’이라들 말하지만 이 더러운 돈을 사람들은 다 좋아한다. 돈은 분명히 필요한 것이고 좋은 것이다.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편하다. 그러나 이런 돈이 우리 인생의 전부가 되고, 돈에 대한 탐욕 때문에 “돈방석에 한 번이라도 앉아 보면 다른 소원이 없겠네, 죽어도 좋겠네!”라는 말을 일삼는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혹자는 “공수래공수거”의 진리에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요즘같이 물질이 풍요로운 시절에 태어나는 아이들은 “만수래(滿手來)”의 행운에 빠져있으니 말이다.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으레 “만수거(滿手去)”하려 할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과연 무엇을 가지고 태어나며, 과연 무엇을 가지고 갈 수 있을 것인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을 가지고 태어나는가? 그것은 우선 생명이다. 생명은 육체와 영혼으로 구성되어 있다. 생명이 있으면, 다른 것은 덤으로 주어지며, 많은 것을 자신의 노력으로 가질 수 있다. 시간, 능력, 건강, 재물, 권력, 명예, 배우자, 자녀 등이 그런 것이다. 살아 있는 동안에, 즉 육체를 가진 동안에 사람은 이런 소유들을 자기 마음대로 쓸 수 있다. 그러나 죽음에 이르러서는 모두 소유한 것에서 손을 떼야하며, 놓아두고 가야한다. 결국 이것들을 주신 하느님께 돌려 드려야 한다는 말이다. 오늘 복음(루카 12,15-21)에서 보듯이 부자는 밭에서 난 소출을 전부 자기의 것으로 착각한다. 착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부자의 잘못은 자기 영혼에게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고 한 약속에 있다. 사람이 현재의 소유를 마음껏 누릴 수는 있겠지만, 누가 그 미래를 장담할 수 있겠는가? 하느님 말고 누가 감히 한치 앞을 예견하며, 몇 년 앞을 아무 걱정 없다고 장담할 수 있단 말인가? 장담하던 바로 그날 밤에 부자의 생명은 왔던 곳으로 돌아가 버릴 수 있는 것이다. 부자가 재산을 부당하게 모은 것도 아니고, 그가 재물을 탐한 것도 아니다. 그저 재물이 자신의 전부이며 생명과 미래까지 보장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그의 잘못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가지고 가는가? 물질에 속하는 육체가 없으니 육체와 관계되는 어떤 것도 가지고 가지 못한다. 따라서 영혼이 가지고 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