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12월30일(주일) - 성가정 축일 > 복음 묵상

백삼위 한인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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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묵상

[] 2007년12월30일(주일) - 성가정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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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 : 2007-12-30 조회수 : 2,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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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축일 [오늘의 복음] 마태 2,13-15.19-23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라.> 13) 박사들이 돌아간 뒤, 꿈에 주님의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서 말하였다.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 내가 너에게 일러 줄 때까지 거기에 있어라. 헤로데가 아기를 찾아 없애 버리려고 한다.” 14) 요셉은 일어나 밤에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가서, 15) 헤로데가 죽을 때까지 거기에 있었다.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내가 내 아들을 이집트에서 불러내었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19) 헤로데가 죽자, 꿈에 주님의 천사가 이집트에 있는 요셉에게 나타나서 말하였다. 20)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가거라. 아기의 목숨을 노리던 자들이 죽었다.” 21) 요셉은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갔다. 22) 그러나 아르켈라오스가 아버지 헤로데를 이어 유다를 다스린다는 말을 듣고, 그곳으로 가기를 두려워하였다. 그러다가 꿈에 지시를 받고 갈릴래아 지방으로 떠나, 23) 나자렛이라고 하는 고을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이로써 예언자들을 통하여 “그는 나자렛 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복음산책] 사랑과 질서로 엮어가는 가정의 행복 예수님의 탄생은 로마황제의 호구조사령이 내려진 가운데 유다 베들레헴의 어느 마구간에서 극적으로 이루어졌다. 방도 없는 마구간에서 한낱 포대기에 싸여 말구유에 뉘어진 아기 예수, 그 어머니 마리아와 아버지 요셉, 이들은 하느님의 기이한 방법으로 한 가족이 되었다. 느닷없이 들이닥친 한 무리의 목동들이 남기고 간 흔적을 마리아는 자신의 마음 속 깊이 새겨 간직하고(루카 2,1-20), 요셉은 이 엄청난 일을 앉아서 당하다시피 했으니 그 혼란스러움이 가히 짐작된다. 루카복음은 그저 요셉의 이름만 등장시킬 뿐, 마태오복음이 그나마 이 엄청난 일의 이유를 설명한다. 그것도 모든 것이 잠을 자는 꿈속에서 설명되니 요셉의 상태는 비몽사몽(非夢似夢) 간이었을 것이다. 요셉은 꿈속에서 약혼녀 마리아의 잉태사실을 통보받았고, 그래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다.(마태 1,20.24). 오늘 복음에서와 같이 동방에서 온 박사 셋이 다녀가자 또 꿈을 통해 헤로데의 살인극을 피해 이집트로 피난 갈 것을 지시받고(13절), 헤로데 대왕이 죽은 다음 이스라엘 땅으로 다시 돌아갈 것(20절)과, 후계자를 두려워하는 요셉을 배려하여 갈릴래아 나자렛으로 갈 것(22절)을 지시받는다. 오늘 복음에는 헤로데 대왕이 미래 자신의 경쟁자가 될 수도 있는 아기 예수를 죽이기 위해 베들레헴과 그 주변의 아기들을 학살하는 대목(2,16-18)은 의도적으로 생략되어 있지만, 전체적 구상은 구약의 모세가 파라오의 살인극으로부터 구사일생(九死一生)하는 대목과 매우 흡사하다.(탈출 2-4장) 구약성서에 의하면 이스라엘의 성조들이 당면한 어려움을 피하기 위한 장소로 자주 이집트를 택했다.(창세 12,10-20; 46.1-7) 뿐만 아니라 마태오복음사가는 이스라엘이 모세의 영도 하에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되어 약속의 땅으로 개선하는 출애굽의 사건을 오늘 복음의 배경에 둠으로써 하느님의 인류구원의 역사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취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여기에 어머니 마리아와 아버지 요셉은 나름대로 자신에게 할당된 몫을 수행하였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이렇게 하느님의 인류구원역사는 나자렛의 한 가정에서 그 구체적인 시작을 보게 된 것이다. 아기 예수가 탄생함으로써 요셉과 마리아가 꾸려나가는 하나의 가정, 나자렛의 이 가정은 겉으로 보기에 다른 여느 가정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안을 들여다보면 이 가정은 성가정(聖家庭)이다. 그렇다고 마리아와 요셉이 스스로 자신의 가정을 성가정으로 선포한 적은 없다. 예수, 마리아, 요셉의 가정이 성가정인 이유는 마리아와 요셉이 예수아기의 잉태와 탄생을 놀라움과 기쁨, 순명과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이 이루는 가정 안에 스며있는 하느님의 거룩한 뜻을 헤아리며 살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가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가정이 없으면 사회도 국가도 없고 인류도 없으며, 문화도 문명도 종교도 없다. 사람의 모든 것은 가정을 뿌리로 성립된다. 가정은 분명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루는 인간적 제도이지만, 동시에 거룩한 천륜(天倫)을 따라 이루어진 신적(神的) 제도이기도 하다. 그래서 모든 가정은 인간적 사랑과 신적 질서로 표현된다. 질서 없는 사랑은 쾌락이 될 뿐이며, 사랑이 없는 질서는 잔인할 뿐이다. 사랑과 질서는 마치 빨래 줄을 팽팽하게 유지시키는 양쪽 기둥과도 같은 것이다. 모든 가정이 추구하는 행복을 이 빨래 줄에 비긴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