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3월4일(주일) - 사순 제2주일 (다해) >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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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묵상

[] 2007년3월4일(주일) - 사순 제2주일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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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 : 2007-03-06 조회수 : 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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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순 제2주일 (다) [오늘의 복음] 루가 9,28b-36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달라졌다.> 28) (이 말씀을 하시고 여드레쯤 되었을 때,)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기도하시러 산에 오르셨다. 29)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의복은 하얗게 번쩍였다. 30) 그리고 두 사람이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은 모세와 엘리야였다. 31) 영광에 싸여 나타난 그들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세상을 떠나실 일을 말하고 있었다. 32) 베드로와 그 동료들은 잠에 빠졌다가 깨어나 예수님의 영광을 보고, 그분과 함께 서 있는 두 사람도 보았다. 33) 그 두 사람이 예수님에게서 떠나려고 할 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베드로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다. 34) 베드로가 이렇게 말하는데 구름이 일더니 그들을 덮었다. 그들이 구름 속으로 들어가자 제자들은 그만 겁이 났다. 35) 이어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36) 이러한 소리가 울린 뒤에는 예수님만 보였다. 제자들은 침묵을 지켜, 자기들이 본 것을 그때에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복음산책]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해마다 사순 제1주일의 복음으로 예수님의 세례직후 광야에서의 유혹사건(마태 4,1-11; 마르1,12-15; 루가 4,1-13)이 봉독되듯이, 오늘 사순 제2주일의 복음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사건(마태 17,1-9; 마르 9,2-10; 루가 9,28-36)에 관한 내용이다. 물론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8월 6일)을 별도로 두어 기념하지만, 사순 제2주일은 수난과 고통의 한가운데 영광의 모습이 함께 있음을 가르쳐 준다. 공관복음 모두가 전하고 있는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사건은 그 도입부분 또한 같은 맥락으로 짜여 있다. 루카복음에는 마태오와 마르코복음처럼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마태 16,16; 마르 8,27)에 대한 언급은 없으나 예수님께 대한 베드로의 신앙고백과 예수님의 첫 번째 수난예고의 말씀이 변모사건의 도입을 맡고 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예수님의 질문에 베드로가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9,20) 하고 정확한 신앙을 고백했다. 베드로의 메시아 신앙고백이 겉으로는 틀림이 없으나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을 아신 예수님께서는 그 자리에서 단단한 함구령을 내렸다. 그리고는 처음으로 수난과 죽음을 예고하셨다. 주의할 점은 수난과 죽음의 고통 속에 부활의 씨앗이 싹트고 있음이 함께 언급되었다는 것이다. 오늘 복음의 거룩한 변모사건이 바로 고통으로 엮어진 예수부활의 열매를 미리 맛보여주는 사건이다. 사건의 전모(全貌)는 공관복음 모두가 그 맥락을 같이한다. 그러나 오늘 루카복음에만 다른 복음에 없는 다섯 가지 특이한 점이 발견된다. ① 마태오와 마르코가 별다른 이유 없이 예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을 따로 데리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셨다고 하는 반면, 루카는 예수께서 세 제자를 데리고 ‘기도하러’ 산에 올라가셨다(28절)고 함으로써 산에 올라간 이유를 밝히고 있다. ② 따라서 루카는 예수께서 기도하시는 동안에(29절) 그 모습이 변하고 옷이 눈부시게 빛나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③ 루카는 거룩히 변모한 예수께서 그 자리에 나타난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나눈 이야기의 내용을 밝히고 있다. 그것은 예수께서 머지않아 예루살렘에서 이루시려는 죽음에 관한 일(31절)이었다. ④ 마태오와 마르코는 예수님의 모습이 처음부터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변한 것으로, 루가는 예수께서 기도하시는 동안 제자들은 깊은 잠에 들었다가 깨어난 후에 예수님의 거룩한 모습을 목격한 것으로 전한다. ⑤ 사건이 종료되고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마태 17,9; 마르 9,9)는 단호한 함구령이 루카복음에는 빠져 있고, 단지 “제자들은 침묵을 지켜, 자기들이 본 것을 그때에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36절)고 기록하고 있는 점이다. 위의 다섯 가지 차이점은 루카복음사가의 단독 편집의도 때문으로 추정된다. 루카의 편집의도에 따르면 예수의 거룩한 변모는 기도로써 시작되었고, 그 동안 제자들은 기도하지 않고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잠을 자고 있었으니 예수께서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를 알 수 없었다. 때문에 잠에서 깨어난 제자들의 눈앞에 펼쳐진 상황은 딴 세상의 광경일 수밖에 없었다. 베드로가 무슨 소린지 자기도 모르고 초막 셋을 운운한 것을 마태오와 마르코에서와 비교하면 그 질(質)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