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3월8일(목) - 사순 제2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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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순 제2주간 목요일 [오늘의 복음] 루카 16,19-31 <너는 좋은 것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이제 위로를 받고, 너는 고초를 겪는 것이다.> 19)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는 자주색 옷과 고운 아마포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다. 20) 그의 집 대문 앞에는 라자로라는 가난한 이가 종기투성이 몸으로 누워 있었다. 21) 그는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개들까지 와서 그의 종기를 핥곤 하였다. 22) 그러다 그 가난한 이가 죽자 천사들이 그를 아브라함 곁으로 데려갔다. 부자도 죽어 묻혔다. 23) 부자가 저승에서 고통을 받으며 눈을 드니, 멀리 아브라함과 그의 곁에 있는 라자로가 보였다. 24) 그래서 그가 소리를 질러 말하였다. ‘아브라함 할아버지,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라자로를 보내시어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제 혀를 식히게 해 주십시오. 제가 이 불길 속에서 고초를 겪고 있습니다.’ 25) 그러자 아브라함이 말하였다. ‘얘야, 너는 살아 있는 동안에 좋은 것들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음을 기억하여라. 그래서 그는 이제 여기에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초를 겪는 것이다. 26) 게다가 우리와 너희 사이에는 큰 구렁이 가로놓여 있어, 여기에서 너희 쪽으로 건너가려 해도 갈 수 없고 거기에서 우리 쪽으로 건너오려 해도 올 수 없다.’ 27) 부자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할아버지, 제발 라자로를 제 아버지 집으로 보내 주십시오. 28) 저에게 다섯 형제가 있는데, 라자로가 그들에게 경고하여 그들만은 이 고통스러운 곳에 오지 않게 해 주십시오.’ 29) 아브라함이, ‘그들에게는 모세와 예언자들이 있으니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 하고 대답하자, 30) 부자가 다시 ‘안 됩니다, 아브라함 할아버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가야 그들이 회개할 것입니다.’ 하였다. 31) 그에게 아브라함이 이렇게 일렀다. ‘그들이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다시 살아나도 믿지 않을 것이다.’”◆ [복음산책] 이웃을 위한 마음과 눈과 귀 마태오, 마르코와 함께 공관복음이라 불리는 루카복음에는 다른 두 복음서에서 찾아볼 수 없는 루카 고유의 특수사료들이 많다. 일일이 다 열거할 수는 없으나 우선 예수의 전사(前史)가 그렇고, 예수님의 공생활 중에 가난한 이들과 불쌍한 이들, 여자들, 죄인들에 대한 자비와 관심을 소재로 삼은 대목들도 그렇다. 예수께서 자주 기도하는 모습과 기도에 대한 가르침도 루카복음의 고유성에 속한다. 루카는 세상의 재물을 놓고 부자와 빈자, 소유와 포기에 관한 문제를 큰 관심으로 다루고 있으며, 죄인들의 회개와 하느님의 용서에 관한 다양한 비유들도 빼놓을 수 없는 루카의 특수사료들이다. 특히 루카복음 15~16장에는 다른 복음에서 찾아볼 수 없는 비유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예를 들면 ‘잃었던 은전의 비유’(15,8-10), ‘잃었던 아들의 비유’(15,11-32), ‘약은 청지기의 비유’(16,1-15), 그리고 오늘 복음의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16,19-31)가 그것이다.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는 우선 부자와 빈자에 관한 비유이다. 비유는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부자와 빈자가 처해있는 현실 세상의 모습을, 2부는 내세에서의 역전된 상태를, 그리고 3부는 현세와 내세의 관계를 보여준다. 1부에서 부자와 빈자의 대조가 매우 날카롭고 격한 색조로 표현되고 있다는 사실이 주의를 끈다. 부자는 화사하고 값진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로운 삶을 영위하는 모습으로, 빈자는 빈털터리 거지에다 종기투성이의 몸으로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로 주린 배를 채우려고 했고, 게다가 개들까지 몰려와서 그의 종기를 핥을 만큼 비참한 삶을 인내하는 모습으로 표현된다.(19-21절) 그런데 2부는 죽음이 그들의 목숨을 앗아간 후에 부자와 빈자의 상태가 완전히 역전된 것으로 전개한다. 빈자는 죽자 바로 천사들의 인도를 받고 아브라함 품에 안기었다는 것과 부자는 죽어 그냥 땅에 묻혔다는 대비(對比)가 역전의 전초전이다. 여기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점은 둘 다 죽은 후에 맞이한 내세에서 빈자의 상태와 부자의 상태가 큰 구렁텅이(카스마)를 사이에 두고 전혀 교류할 수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이는 3부의 현세와 내세의 관계로 다시금 강조된다. 내세에서 엄청난 고통을 받는 부자가 현세에 남아 있는 형제들을 걱정하는 마음은 갸륵하지만, 현세에서의 삶은 현세의 사람들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그가 부자이건 빈자이건 간에 어떤 모양으로든 교류가 가능하다. 오늘 비유에서 치부(致富)나 부유함 자체가 문제되는 것은 아니다. 예수님의 관건은 사람자체에 있다. 바로 자신이 가진 부(富)를 인생의 전부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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