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3월11일(주일) - 사순 제3주일 (다해) >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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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3월11일(주일) - 사순 제3주일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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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 : 2007-03-15 조회수 : 2,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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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순 제3주일 (다해) [오늘의 복음] 루카 13,1-9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1) 바로 그때에 어떤 사람들이 와서,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죽여 그들이 바치려던 제물을 피로 물들게 한 일을 예수님께 알렸다. 2)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러한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3)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4) 또 실로암에 있던 탑이 무너지면서 깔려 죽은 그 열여덟 사람, 너희는 그들이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큰 잘못을 하였다고 생각하느냐? 5)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6) 예수님께서 이러한 비유를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자기 포도밭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았다. 그리고 나중에 가서 그 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았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였다. 7) 그래서 포도 재배인에게 일렀다. ‘보게, 내가 삼 년째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네. 그러니 이것을 잘라 버리게. 땅만 버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8) 그러자 포도 재배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9)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 [복음산책] 무화과나무를 통한 교훈 기원후 93년경 요셉 플라비우스(37년~100년경)에 의해 저작된 <유대고대사>는 세상창조 이후부터 로마제국에 대한 반란(66-70년) 이전까지의 유대인들의 역사와 사건들을 기술한 책으로서 성경의 이야기들을 각색하여 실었고, 유대교의 율법과 제도의 합리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의 <유대고대사>는 총 20권으로 편집되었는데, 제18권에는 이스라엘의 5대 총독으로 재임했던 빌라도(26년~36년)가 두 번이나 유대인들을 크게 학살한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첫 번째는 예수님 당대에 예루살렘에서 반란을 일으킨 유대인들을 대량 학살한 사건이며, 두 번째는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후 35년경 가리짐 산(고대 북왕조 이스라엘의 수도 사마리아 남쪽 13Km 지점에 위치)으로 제사를 지내러 올라가던 사마리아인들을 대량으로 학살한 사건이다. 빌라도 총독은 이 사건에 대한 책임추궁으로 소환되었고 그 후 자살했다고 전해진다. 오늘 복음이 소개하는 빌라도 총독에 의한 갈릴래아 사람들의 학살사건이 실제적인 사건인지는 의문스럽다. 실제로 있었다면 과월절을 지내러 예루살렘 성전으로 올라간 갈릴래아 사람들이 성전 뜰에서 희생물로 짐승을 바치다가 참변을 당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위에서 언급한 빌라도의 두 가지 대량학살 사건을 하나로 뭉친 듯 하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예수님께서 달리 언급하시는 실로암 탑의 붕괴로 18명이 죽었던 사건은 실제일 가능성이 높다. 실로암은 예루살렘 동쪽 성 밖 키드론 골짜기에 있는 ‘기혼’이라는 샘물을 유다왕국의 히즈키야(기원전 716-687) 왕이 터널(히즈키야 터널)로 연결하여 성안으로 끌어들여 만든 저수장이다. 따라서 실로암 탑의 붕괴는 성벽의 붕괴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예수님 당대의 유대인들은 뜻하지 않게 당하는 참사는 모두 당사자가 지은 죄 때문이라고 믿었다. 따라서 유대인들은 빌라도의 학살과 실로암 탑의 붕괴로 말미암은 희생자들이 자신들의 죄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죄가 당시 그곳에 살면서 죽음을 면한 사람들의 죄보다 크지 않았다고 강조하신다. 예수님 말씀의 요지는 사건의 잘잘못이나 죄의 대소를 가리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살아있는 사람들을 염려하여 당장 회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5절) 회개의 촉구는 다음에 이어지는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의 비유’(6-9절)에 잘 나타난다. 회개하지 않는 사람은 결국 그들과 같은 죽음을 불사(不辭)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유 속에는 세 가지의 주체가 등장한다. 이는 포도원에 심겨진 한 그루의 무화과나무와 포도 재배인과 포도원 주인이다. 비유를 풀이하면 무화과나무는 이스라엘을, 포도 재배인은 예수님을, 포도원 주인은 하느님을 뜻한다. 3년이 지나도록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를 베어버리려는 주인에게 포도 재배인이 말미(末尾)를 청한다. 말미는 1년이라는 시간적 여유와 포도 재배인의 정성과 거름이다. 포도 재배인이 무화과나무와 연대(連帶)하여 주인에게 말미를 청하는 모습은 아브라함이 소돔의 구원을 위하여 애쓰는 장면을 연상시킨다.(창세 18,23-33) 그때 주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의 청을 들어주셨다. 그러나 소돔은 단 10명의 의인(義人)이 없어 결국 멸망